[수완뉴스=서울광장] 민병효 기자, 서울퀴어문화축제(이하 퀴어문화축제)가 지난 7월 14일 개막했다. 2000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8년 째를 맞는 퀴어문화축제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권리 증진과 차별 철폐를 위한 행사로서, 올해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란 슬로건 아래 진행되었다.
축제 당일이라 할 수 있는 15일은 비가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성소수자지지 단체와 성소수자, 또한 그들을 지지하는 많은 인파들이 모여 서울시청광장을 가득 메웠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부스행사엔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대한불교조계종, 미국·영국·호주 등 외국 대사관을 비롯한 101개의 크고 작은 단체가 참여하였다. 특히 18년 째 계속 되어온 퀴어문화축제에 국가기관이 참여한 것은 올 해가 처음으로, 성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광장 맞은편에선 그러나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개신교계 보수 단체의 집회 역시 진행되었다. ‘동성애퀴어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라 칭한 이 단체의 집회는 낮 12시 반부터 대한문 앞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기독교시민단체연합회, 건강한대한민국국민연합 등 이와 비슷한 단체들 역시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비가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에 비해 놀랄만큼 참여자가 많아진 퀴어문화축제와는 달리 보수 단체의 집회는 작년에 비해 참여자가 많이 줄은 모습이었다.
이 날 행사에는 또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 참가하였다. 이정미 대표는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사회를 극복해야한다” 말하는 동시에 심상정 정의당 전 대선후보가 지난 대선 TV토론 때 성소수자 옹호를 위해 ‘1분 찬스’를 쓴 것을 언급하며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게 만드는 1분을 위해 달려가자”고 말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당대표가 공식적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4시부터 진행된 축제의 백미인 ‘퀴어퍼레이드’엔 수많은 인파와 무지개색 깃발들, 트럭 위에서의 축하공연들이 말 그대로 축제에 걸맞는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행진은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을지로, 종로 1 가, 한국은행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되었다. 시민들은 폴리스라인 밖에서 이 행진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기도 하였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퀴어문화축제는 주최 측 추산 8만 5천명이 참여하였으며 14일 개막과 15일 퍼레이드 이후에도 이태원 클럽 ‘PULSE’에서 열리는 메인 파티 ‘Private Beach’가 진행된다. 또한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선 퀴어영화제가 개최된다.
글, 사진(현장) 민병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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