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 출처 : 구글무료이미지)
(수완뉴스=조휘제) 지난 4월 27일 6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첫 공개행사였던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9분여간 짧은 연설을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책임을 회피해온 아베 총리는 이 날 체면을 구기게 됐다. 당시 강연에서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미·일 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춰 말했다.
(▲조셉 최 출처 : 구글무료이미지)
묻힐 뻔했던 위안부 문제를 이끌어낸 것은 4번째 질문자로 나선 20대 한국계 이민 2세 하버드대 학생 조셉 최 씨 였다. 그는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정면 비판했다. 하버드대 로고 쓰여있는 후드티셔츠를 입은 조셉 최 씨는 정중하면서도 침착한 어조로 “도발적인 질문일 수 있으니 우선 죄송합니다.” 라며 질문을 시작했다. “한국과 관련된 제겐 위안부 문제가 너무 가슴 아파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본군과 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에도 불구, 왜 일본 정부는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까?” 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특히 그는 ‘성 노예'(sexual slavery)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해 아베 총리가 답변을 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아베 총리는 동문서답을 하며 “위안부 문제, 인신매매에 희생당해 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은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유감을 표하고. 일본은 2014년 약 220억, 2015년 약 240억을 성폭력 감소를 위해 기금 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결국 위안부와는 상관없는 성폭력기금에 성금하고 인신매매 운운하는 아베 총리에게서 과거역사 에 대한 사과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사적인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사죄를 회피하자 외신도 비판을 쏟아냈다.
최 씨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어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하버드대 학생들과 간담회에서 끔찍한 경험담을 증언하며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아침 일찍 강연장인 케네디스쿨 앞에 도착해 다른 학생 100여 명과 반(反)아베 침묵시위를 벌인 후 위안부 질문을 하려고 일부러 강연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온 아베 총리의 답변에 대해 “과거사를 사죄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여성인권을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한 것은 너무 실망스러운 대답”이라면서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이 어떻게 여성인권 신장을 입에 담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 씨는 “위안부 문제가 미국 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알게 된 학생들은 인종이나 성별, 피부색과 관계없이 모두 분노한다.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완뉴스 국제팀 조휘제 인턴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