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나지영)
여러분은 오늘 하루, 학교를 가지 않았더라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요?
아마 여러분들은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거나, 본인이 꿈꾸었던 여행을 갔을 것입니다.
이렇게 바쁜 일상 속 잠시의 여유를 즐긴다는 것은
굉장히 큰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꿈꾸었던 학교 없는
하루 역시 여행처럼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학교를 나오기 전, 제가 교과서 속에서 배운 세상은 정의롭고 따뜻했습니다. 하지만 교과서
속 세상은 시험문제에서만 답이 될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학생이라는
이름 없이 처음 맞이한 현실은 소리 없는 전쟁터 그 자체였습니다. 자퇴생으로서의 첫 하루가 그러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을 것만 같은 일상도 평범한 학생이었던 저에게는 큰 변화로 느껴졌습니다. 학교에서 적게는 6시간, 많게는 10시간 이상을 보내다가 갑자기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어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택시를 타든 어디를 가든 “왜 학교를 안 갔냐?” 는 물음은 반복되었고, 처음에는 쉽게 학교를 나왔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나하면 “자퇴생이다“라는 대답 후에 나올 사람들의 반응이 두려웠었기 때문입니다.
주위의 반복되는 물음에 용기 내어 자퇴생이라는 말을 했을 때, 세상은 이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습니다. 수군대는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세상이 바라보는 자퇴생은 ‘문제아’라는 현실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자퇴생으로서의 하루가 힘들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주어진
완벽한 자유는 마치 선물 같았습니다. 저의 경우, 제가 느낀 자유는 단순히 잠을 많이 잘 수 있고 ,TV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자유의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느낀 자유란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자유였습니다. 지금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건 일종의 ‘자아성찰의 개념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바쁜 일상에
치여 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제가 해야 할 것에 대한 의무감에 정작 하고 싶었던 것을 못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가끔 몇몇 중학생들은 ‘제게 자퇴생으로 살면 잠을 푹 자기도 하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예능프로를
맘껏 볼 수 있지 않냐?’ 라는 질문을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떤 용도로 사용 하는 건 개인의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고 싶고, 즐기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며칠간은 보고 싶었던 영화를 몰아보기도 하고, 잠을 실컷 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자퇴생이 가진 자유는 단순한 자유가 아닌 책임감을 지닌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아까 제가 위에서 한말을 기억하시나요?
여러분은 오늘 하루, 학교를 가지 않았더라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오늘 찾으셨나요?
오랜 시간 동안 세상은 우리를 향해
수많은 질문을 던졌고,
때로는 그 질문의 화살이 상처가 되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요?
수완뉴스 나지영 칼럼니스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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