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거나두려울 게 별로 없고정욕에서도 놓여난 지금
타인의 미소를 사야 할 필요가더는 없으므로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가고 싶은 곳도가야 할 곳도 없기에
헛수고와 비굴을 멈추고좌초한 배처럼 주저앉아풀벌레 소리 사라진차갑게 식은 세상을 바라본다
삶이란맨손에 쥔 한 줌 눈덩이 같은 것
검은 구름에서 불어온악한 바람이막내 누이를 데려간 후
폭우처럼 쏟아지는 슬픔에머릿속에 번개가 칠 때마다벼락을 맞은 듯이천둥 같은 울음을 울었고
가슴이 타들어 가는 아픔에숨을 쉴 수 없을 때에는이글대는 태양이 달구는 거리를무턱대고 걸었고
어렸던 그때처럼손등으로 눈물을 비비며돌아가신 아버지께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매달린 그악한 절규그 애달픔에 발을 구르고맥락 없이 이어지는 어린 시절의 추억에머리를 감싸 쥔다
양친의 모습이 어린 고운 얼굴은가슴 속 화인으로 타들어 갈 뿐말이 되어 나오질 않으니떨리는 손으로 향을 사르고피어오르는 연기만 우두커니 바라본다
문득 머릿속을...
금빛으로 벼린 달이 위태롭게 걸려있는시커먼 하늘 아래로 겨울 까마귀가 지나고
가을에 겨워 제 잎을 뚝 뚝 떨구던 나뭇가지는눈가루 섞인 쌩한 바람에 아픈 소리를 낸다.
걸음마다 놓인 추억의 긴 그림자는어둠 가득한 정자로 향하고
난간에 걸터앉아모퉁이에 도사린 길고양이에게...
왕 장, 이지르부카충렬왕과 제국대장공주 사이의 맏아들이며 쿠빌라이의 외손자로서 첫 몽골 혼혈 고려국왕이다.1275년 출생하였고, 3살에 세자로 책봉되었는데,이듬해에 원에 입조하여 외할아버지 쿠빌라이의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17살에 다시 입조하여 쭉 몽골에서 생활하였는데,19살 되는 1294년에 쿠빌라이가 죽었고,22살에,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