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영화이다. 일분짜리 타임머신을 든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발견하고 다가가서 시간을 되돌리며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간단한 줄거리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감정을 시간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게 한, 짧지만 강한 영상이다.
사실, 나는 이 영상을 작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그쯤에 처음 봤었던 것 같다. 나의 생각을 더 넓게 다루고 싶어 <;(세미콜론)>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 처음으로 어떤 매체를 다루어볼까 하는 생각에 잠기던 중 가장 보편화되었지만, 그만큼 나에게는 미궁 속의 예술인 ‘영상’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꼽은 단편영화 <1분짜리 타임머신>이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물건.
시간이라는 것은 한정적이고 제한적이다. 그러나 뒤바꿔 생각해보면 시간은 무한하지만 그 속에서의 우리는 한정적이고 제한적이라는 것인데, 그래서 더 매력적인 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기에 무척이나 모순적인 우리의 모습을 무한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습하고 꾸미며 상대방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1분짜리 타임머신의 특장점이다.
그러나 매 시간마다 나는 동일할 수 없고, 그 1분이 끝나면 해당 1분간의 나는 소멸된다? 1분이 지나 그때의 내가 죽는 것 혹은 변화하는 것, 아니 이것도 아니다. 단지 여러 모습의 나를 꺼내보고 바꾸어보는 것이지 그 어떠한 소멸이나 탄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져보게 된다. 처음 한두 번의 짜릿한 경험, 말이나 글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온 우주를 감싸고 있는 것 같은 복잡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한다. 하지만 수 없이 많은 반복은 결국 과거와의 동일함을 가져다줄 것이고, 순간을 반복적인 시도에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로 넘어간다 해도 순간은 절대 순간으로 끝날 수 없다. 그다음의 또 다른 순간이 다가오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이는 우리는 우리의 모든 순간, 매시간을 연습을 거치며 살아가야 한다고까지 이어진다. 즉,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보다는 살기 위해 무한한 반복을 거치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다음 순간으로는 넘어갈 수 없는, 비극적인 삶일지도 모른다.
꾸며내고 연습하는 관계가 아니라 물이 흐르듯, 흘러가거나 고일 수 있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를.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vBkBS4O3yvY]
△1분짜리 타임머신, Sploid
글, 여민주 칼럼니스트
사진·영상, Spl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