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부산의 대표 명소 광안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광안리에 세워진 파라솔 같은 구조물이 다 바뀌고, 광안대교 역시 갈 때마다 다른 색으로 반겨주고 있다.
최근에 블랙 팬서라는 영화가 부산에서 촬영되었다. 어색한 한국어가 나오는 장면 때문에 화제가 되었던 할리우드 영화 <블랙 팬서> 촬영지 기념으로 세운 동상이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다.
피규어처럼 세워진 부산 기념 동상을 사람들이 망가트리는 바람에 다시 한번 세웠으나, 그마저도 또 망가트리는 바람에 철수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느 여행지를 다녀도 벽면에, 바닥에, 테이블 위에 낙서를 해놓는 한국 사람들 흔적 때문에 몇몇 논란이 이는 것만 봐도 예상된 결과물이다. 얼마 전에는 청계전 베를린 장벽에 그라피티를 그린 화가만 봐도 이걸 단순하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무언가를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한 자리를 내어주지 못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특히,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오랜만에 부산에 가서 기념비적인 순간을 기록하려 했다가 많이 망가진 모습에 조금 마음이 아팠다. 어딜가나 관광지를 훼손시키는 관광객들이 많다. 오히려 부산 사람이 광안리를 잘 찾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왜 굳이 이곳으로 오지 않는지에 대해 고심하게 된다. 누군가의 소중한 거주지를 망가트리지 않도록, 좀 더 타당한 법이 생겨야한다고 본다. 타국 사람, 타지 사람 그 어디에서든 제 고향은 존재한다. 이름이 난다 하여 발길 닿는 곳마다 제 흔적을 남기기보다 사진 한 장에 만족하며 스쳐지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부산 광안리에 피어났던 꽃 하나.
해변 위에 광안리를 문화의 밤으로 물들인다. 문학의 운치를 향해 시를 수놓고 있다. 아름다운 시의 문구가 여행에 지친 여행객들을 감성으로 물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