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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yro의 로켓 이야기, 로켓 전체를 “3D 프린터”로 인쇄한다 – Relativity Space

3D 프린터. 3D 모델 파일만 업로드하고 재료를 공급해주면 알아서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기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 편리함을 이용하면, 기존에 다수의 부품을 사용하여 조립하고 시간도 매우 오래걸리던 작업을, 부품의 수를 단순화함과 동시에 조립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간우주기업 로켓랩의 러더포드 로켓 엔진 같이 전체가 3D 프린팅된 엔진이나, 스페이스X의 랩터 같이 일부가 3D 프린팅된 엔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엔진에만 적용되었지, 로켓 전체를 3D 프린팅한 적은 없습니다. – 하지만, 이것을 실현시키려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민간우주기업 Relativity Space입니다.

2015년에 팀 앨리스와 조던 눈에 의해 설립된 이 기업은, 민간우주분야에서 대기업들인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 로켓 제작에 3D 프린팅을 그닥 활용하지 않는 것에 착안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설립 후 스타게이트(Stargate)라는 3D 프린터를 개발하였는데, 이 프린터는 금속을 사용하는 3D 프린터 중 세계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합니다. 이 프린터를 이용하여 테란-1(Terran-1)이라는 로켓을 인쇄할 계획으로, 목표는 2020년 말까지 로켓의 95%를 인쇄하여 발사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5%는 어쩔 수 없이 수작업이 진행되어야하는 부분입니다.)

테란-1 (Terran-1)

테란-1은 1250kg의 화물을 고도 185km 저궤도에, 900kg을 고도 500km 태양동기궤도에, 700kg을 고도 1200km 태양동기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중소형 발사체입니다. 1단에는 9개의 자체개발한 Aeon-1엔진을 장착하여 총 620.7kN의 추력을 내며, 2단에는 1개의 Aeon-1엔진으로 68.9kN의 추력을 발생시킵니다. 이 로켓은 무려 1kg당 800만원이라는 심각하게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데, 그 비결은 바로 3D 프린팅입니다. 엔진부터 시작하여 연료 탱크, 페어링 등의 부품들의 95%가 3D 프린팅되어 조립되며, 따라서 매우 싼 가격과 매우 짧은 제작 시간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테란-1의 2단 프로토타입과 3D 프린터 “스타게이트” (=Relativity Space)

우선 3D 프린터인 스타게이트(Stargate)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타게이트는 높이 5.5m의 초대형 3D 프린터로, 금속을 재료로 사용합니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3D 프린터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기도 하죠. 프린팅하는 방식은 “선택 레이저 소결법(Selective laser sintering)”으로, 금속으로 이루어진 매우 얇은 레이어를 레이저를 사용하여 한층 한층 쌓아가며 가공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사용하는 프린터는 Relativity Space에서 직접 개발되었으며, 덕분에 본래 10만개 이상의 부품을 사용하는 로켓보다 훨씬 적은 부품이 1000개의 부품만을 사용하여 로켓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립 시간도 굉장히 단축되어, 기존 로켓 조립에 소요되는 시간인 12달보다 훨씬 단축된 2달만이 조립부터 발사까지 소요됩니다.​

Aeon-1 엔진 연소시험 (=Relativity Space)

이 프린터를 사용하여 인쇄된 Aeon-1 엔진은 68.9kN의 추력을 발생시키며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입니다. 개방형 팽창 사이클을 채택하고 있기도 합니다. 주요 부품들인 점화기, 터보펌프, 압력 시스템 등을 단순화 시킴으로서 사용되는 부품의 수와 복잡성이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사용되는 부품의 수는 100개 정도인데다가 제작하는데에 드는 시간은 15일 밖에 되지 않습니다. 비추력은 360초 이상을 자랑하기 때문에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100번이 넘는 연소 시험을 진행한 만큼 안정성도 확보되었죠. 이러한 획기적이게 단순한 Aeon-1 엔진은 그들의 첫 로켓인 테란-1에 장착될 예정입니다.​

스테니스 우주센터의 시험장 (=Relativity Space)

테란-1에는 이러한 스타게이트 3D 프린터와 Aeon-1 엔진이 사용될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데로 저궤도에 1.25톤의 화물을 운반하게 되며, 1단에는 9개의, 2단에는 1개의 Aeon-1 엔진이 장착됩니다. 첫 비행은 2020년 말을 노리고 있는데, 2015년에 창업된 사실을 놓고 보면 그 짧은 5년이라는 기간에 개발에서 조립까지 끝낸다는 사실은 정말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사장은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의 SLC-16를 사용할 계획인데, 이 발사대는 타이탄을 비롯한 미국의 미사일들을 발사한 장소로, 나름 역사가 깊습니다. 이와 별개로 이 회사는 미국 스테니스 우주센터의 시험설비를 20년동안 빌리는 계약을 맺었고, 따라서 그 넓고 장비가 많은 시험장에서 편하게 로켓에 대한 연소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현존하는, 아직 로켓 발사를 수행하지 못한 스타트업 중에서는 가장 미래가 밝은 민간우주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3D 프린팅 기술은 이미 2단 연료 탱크를 실제로 만들어봄으로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여담으로, 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성에서 최초의 로켓을 조립하는 것입니다. 이 역시 3D 프린팅으로 가능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Relativty Space와 테란-1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질문은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출처 및 참고 : Relativity Space 홈페이지 (relativityspace.com)

유호준 과학기술전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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