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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column고구려 : 4차 여수전쟁, 양제

고구려 : 4차 여수전쟁, 양제

4차 여수전쟁

양광은 귀국한 이후에 양현감의 반란을 진압하여 일단 발등의 불은 껐으나, 이밀을 비롯하여 각지의 세력가들과 농민들의 반란에 시달려야 했다.
이밀, 동이족 출신이라는데, 출신이 뭐든 수나라 귀족이다. 을지문덕이 고구려 귀족이 듯이.
아무튼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양광은 다시 고구려를 노렸는데, 수군 대장 내호아는 또 빌빌대면 양광에게 죽을까봐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여수전쟁 최초로 고구려의 방어선 상 주요 성 중의 하나인 비사성을 함락시켜 밥값을 하였다.
그러나 너무 때 늦은 성공이었다. 수나라 내부의 반란이 갈수록 거세져 육군은 움직일 수도 없었는데, 수군만 가지고 무엇을 하겠는가?
반면 양광 이 미친놈에게 지겹도록 시달린 고구려도 사망 직전이었으므로, 영양왕은 곡사정을 돌려보내고 형식상 귀부하는 형태로 수나라에 화친을 제의하였다.
양광은 이를 받아들여 내호아에게 귀국 명령을 내렸고.
고구려와 수나라 간의 전쟁은 완전히 끝이 난 것이다.
곡사정만 불쌍하게 되어 처참하게 죽었다. 그러나 양광 이놈도 곱게 죽지는 못하여, 우문술의 아들 우문화급에게 피살당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후 수나라는 내분에 휩싸여 멸망하였고, 당국공 이연 (당고조)이 당을 세워 통일 왕조를 이어갔다 .
고구려 역시 4차례에 걸친 전쟁으로 인하여 국력을 크게 소진하였고,
통일된 중국의 엄청난 국력을 신물 나게 실감하였으므로,
수나라의 뒤를 이어 중원을 제패한 당나라와 화친을 맺는 등 중국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은혜 혜(惠), 중국 놈들은 암군이거나 왕위를 빼앗긴 임금을 모욕하기 위해 시호에 이 글자를  사용하는데, 한심한 인간쯤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고려조의 혜종, 충혜왕이 이에 해당한다.
이 수준을 넘어가는 인간말종에게는 쬐다, 바래다의 의미가 있는 양(煬)자를 쓰는데, 불효막심, 허랑방탕, 음란무도, 후안무치, 가렴주구, 인명경시 등등 온갖 나쁜 짓을 다 했다는 뜻이다.

양광의 원래는 시호는 명이었으나, 수나라의 멸망 후 이 인간에게 원한이 많았던 당의 건국 세력들이 양이라고 불러 비하하였는데, 이렇게 비하한 데에는 전 황조를 깎아내려 반란을 일으킨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나, 틀린 소리도 아니었으므로 후대의 공감을 얻어 시호처럼 되어 버렸다고 한다.

양광이에게 신물나게 시달린 우리 입장에서도 저 시호에 대해 딱히 불만을 가질 것은 없으나,
양광이의 군사적 능력만은 역대 어느 정복 군주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아비의 명을 받긴 했으나 동진을 공격하여 명줄을 끊은 당사자였으며, 아비가 조공으로 만족했던 당대의 강자 돌궐과 토욕혼을 군대를 동원하여 정복한 놈도 이놈이었다.
또한 부견의 비수대전 참패에서도 알 수 있듯이 100만이 넘어가는 군대를 지휘 통제하는 것은 보통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광은 2차 전쟁에서 무리없이 해내고 있다.
그리고 살수 대첩은 한반도 역사를 통틀어 최고, 최대의 승전이나,
양광이 입장에서는 별동대만 소실된 패배로서, 요동에서의 철수는 패주가 아니라 작전상 후퇴의 개념이 강하였다.
따라서 바로 이어진 3차 전쟁에서는 단점을 보강하여 고구려를 절체절명의 상태로 몰아 넣었다.
양현감의 반란이 아니었으면 고구려는 정복되었을 것이다.
4차 전쟁 또한 비사성을 점령한 내호아가 들판에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나라이니 하루면 정복할 수 있다고 종전을 반대할 정도로 고구려는 피폐해 있었다.

이 염병할 놈 때문에 죽어나갔던 그 많은 애꿎은 생령들의 명복을 빈다.

김경순
김경순
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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