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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그리기길’를 방문하다

[수완뉴스=대구,서울]배민환 학생기자, 대구 3호선 지상철을 타고 대봉교 역에 내려 3월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면 길을 걸어본다 푸른 가로수 산책길 걷고 심신을 정화하다 보면 어떤 한 길이 나온다. 길은 원래 사람이 걷는 게 목적이지만 이 거리는 웃음이 날아다니며 사랑이 만들어지고 흥이 넘친다. 이 거리에서는 ‘걷다’보다는 ‘만들어 간다’가 올바른 말 같다. 이 거리를 찾은 연인과 가족, 함께 온 친구들은 거리 위에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위에 흔적을 남기며, 이 거리는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거리는 대구 중구 대봉동에 있는 ‘김광석 다시그리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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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가수 고(故) 김광석 씨를 기르기 위한 거리이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활동한 그는 가수라기보다는 문학가였다. 듣는 이는 노래 하나하나에 공감하였고 감동을 하였으며 응원을 받았다. 삶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귀와 입으로 흥얼거리는 단순한 가요가 아닌 삶을 담은, 삶과 닮은 그의 노래가 이 거리 위에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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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는 김광석 씨를 기리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그를 추억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각각의 벽화마다 이야기가 있고 노래가 있다. 거리라기보다는 박물관에 온 느낌을 선사한다. 단순한 그림인 벽화가 정말 노래를 부르는 느낌을 준다. 김광석 씨가 눈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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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씨 벽화를 보면, 그는 항상 웃고 있다. ‘김광석’을 떠올려보면, 눈가에 주름이 지고 윗니가 훤히 보이게 웃는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벽화 대부분의 김광석 씨는 웃고 있다. 단순히 웃는 모습이 아닌 어머니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벽화의 웃음은 낯설지 않고 친근하며 항상 봤던 웃음이다. 그래서 더욱 그의 미소는 어머니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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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10분도 안 되는 엄청나게 짧은 길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입구를 들어서 출구를 나와 시계를 보면 몇 시간을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얼굴에는 미소가 자연스레 묻어있다. 햇볕이 강해 더워도, 바람이 불어 추워도 웃음은 떠나지 않는다. ‘김광석 다시그리길’을 걷는 시간으로 추억을 쌓고 ‘김광석’에게 위로도 받는다.
왜냐하면, 이 길 끝에 서면, 마음 한편이 따뜻하며 후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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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서 소외된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모금 행사를 진행하는 제2의 김광석, 채환(이헌승,39세) 씨를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제2의 김광석으로 유명하신데 김광석 씨의 노래를 부르는 특별한 사연 있으신가요?
저(채환)는 광석이형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인연이 있었어요. 형과 했었던 약속도 있고요.
광석이 형을 5학년 때 알게 되었고 20살, 성인이 돼서 형을 만나러 갔고, 술자리에서 형과
했던 이야기 때문에 형을 사랑했고 형을 따라 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생겼죠

Q: 김광석 씨와 친하셨던 것 같으신데 채환 씨는 김광석 씨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혼자 살았어요.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김광석이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저를 위로해줬고,
그 사람의 목소리가 좋아서 그 사람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 광석이 형을 찾아갔죠.
어릴 때, 라디오를 통해 들었던 김광석의 목소리가 제 삶을 바꿔 놓았죠

Q: 김광석 노래 중 특별하게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십니까?
저는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또 <그날들>이라는 노래도 좋아합니다

Q: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좋아하시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어…, 광석이 형이 제대하고 저한테 소주 한 잔 사주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그때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못 만났어요.
1996년 1월 6일 토요일에 광석이 형은 세상을 떠났고 그때 이후로 형을 만나지 못했죠.
그래서 제대하자마자 형 영정사진 앞에서 술 한잔 따르며 이 노래를 불렀어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요.

Q: 그 노래 중 특별히 좋아하시는 구절이 있습니까?
“그대보내고 멀리/가을새와 작별하듯/그대떠나 보내고/돌아와술잔앞에앉으면/눈물나누나”
… 형하고 술 한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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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환 씨와 짧은 만남이었지만 엄청난 비밀을 들은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디선가 신나지만 구슬픈 목소리가 들려왔고, 음표를 따라가니 채환 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채환 씨의 그리움은 마이크를 통해 희망으로 변했고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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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마다 골목이 많다. 이 거리에서 ‘김광석’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설탕 과자인 일명 달고나와 상품이 적혀있는 뽑기 게임 등, 어른은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고 아이들은 부모님의 추억을 경험해볼 수 있다. 또, 많은 젊은이들이 이 거리를 찾아와 청춘을 불어 넣고 있다.
카페부터 해서 음식점, 개인 창작물 판매 등 현재로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다시’라는 과거와 ‘그리기’라는 현재가 만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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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아직 봄 향기가 낯선 듯 이른 시간에 얼굴을 숨겼다. 3월 봄이지만 여전히 밤은 선선하다. 사람들의 발길은 드물어졌지만 김광석, 그는 여전히 웃고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일 해가 뜨면 그는 환한 미소를 띠며 다른 누군가를 반길 것이다.

글,사진 배민환 학생기자 kminall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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